“창 너머 갯벌에서 잡은 짱뚱어로 끓여 더 맛나죠” 눈도 즐겁고 입도 즐거운 ‘솔섬’의 요리 “창 너머 갯벌 보이죠? 저희 짱뚱어탕은 이 갯벌에서 뛰놀던 것으로 끓여요. 그래서 더 믿고 먹을 수 있죠. 어디 그뿐인가요? 솔섬 위로 저녁 해가 걸리는 모습 보며 밥을 먹으면 그 맛이 기가 막힙니다.” 와온해변 앞에 자리한 솔섬 주인장 정형준(44)씨. 공기 좋고 경치 좋은 곳에서 먹는 싱싱한 음식은
보약 에 비할 바가 없는 것이 당연지사.
■ 큼직한 흑산도 바닷장어 옛말에 숙주에 고사리를 넣은 장어국을 먹고 나면 다른 것은 맹물에 조약돌 삶은 국맛이 난다 했다. 그 만큼 장어 맛이 깊고 진하다는 얘기. 솔섬의 장어도 맛이 깊다. 이집은 흑산도 깊은 바다에서 사는 장어를 쓴다. 참고로 심해장어는 배 부분이 검은 띠가 있다고 주인장
이 귀띔한다. 또 한 마리에 300그램이 넘는 큰 것을 쓴다. 주문과 동시에 수족관에서 바로 잡아 낸 장어는 육질이 매우 쫄깃쫄깃하고 담백하다. 다른 집처럼 소금
구이와 양념구이 두 가지. 질 좋은 장어가 준비됐다면 다음은 그 위에 뿌려지는 소금이나 양념이 맛의 차이를 결정한다. 장어 소금구이에 뿌리는 소금은 천일염을 쓴다. 천일염을 사 간수를 빼고 난 소금을 직접 구워 만든다.
불 앞에 지켜 서서 소금이 타지 않도록 40~50분을 뒤적여줘야 제대로 된 구운 소금을 만들 수 있다.
장어 양념구이의 양념에는 인삼, 계피, 황기, 대추 등의 한방 재료가 들어간다. 때문에 장어를 구웠을 때 장어 특유의 냄새가 나지 않는다. 양념장은 우선 장어 머리나 뼈 등 쓰지 않는 부위를 푹 끓여 육수를 낸다. 거기에 고추장, 고춧가루와
앞 서 말한 한방 재료를 넣어 뭉근한 불에 4~5시간 끓여 만들어낸다. 장어를 구울 때 쓰는 숯은 참숯이다. 참숯에서 굽기 때문에 고소한 맛이 난다. 참숯에서 장어를 굽는데는
노력이 필요하다. 불이 직접 닿아 장어가 눋고 또 타기도 한다. 그것을 줄이려면 잘 뒤적여 줘야 하지만 먼저 기름이 있는 껍질부터 구워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 바로 앞 갯벌에서 잡아 끓인 짱뚱어탕 눈은 올챙이처럼 튀어나오고 한겨울엔 개구리처럼 겨울잠을 자는 희한한 물기고인 짱뚱어는 ‘갯벌의 재간둥이’로 불린다. 짱뚱어는 갯벌이 살아 있는 곳에서만 잡히는 바다의 산삼. 아무리 과식해도 배탈이 나지 않는 보양식 가운데 하나다. 이 집 짱뚱어탕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앞에 위치한 갯벌에서 잡은 것으로 끓인다는 것. 여러 단계를
거치지 않은 것이라 싱싱한 것은 물론이다. 그러니 그 맛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짱뚱어는 일단 내장 부분을 손질해 된장을 푼 물에 뭉근히 오랜 시간 끓인다. 이렇게 고아지다시피
한 짱뚱어를 그대로 간 다음 다시 끓인다. 이것을 그대로 식히면 마치 묵처럼 ‘탱탱’해지는데 이것을 얼려 사용한다. 짱뚱어탕 뿐만 아니라 장어탕도 준비되는데, 이 집의 장어탕은 장어를 갈지 않고 썰어서 눈에 보이도록
끓여내는 여수식으로 끓인다. 장어탕은 국에 들어가지 않는 머리와 뼈로 육수를 내 끓이기 때문에 맛이 깊다. 가을 낙지철에는 뽈뽈 기는 산낙지도 먹을 수 있다. 이곳의 산낙지는 목포나 무안의 세발낙지가 아닌
와온(순천만) 뻘낙지를 쓴다.
■ 체험하고 즐기는 ‘테마학습장’으로 솔섬은 그저 밥을 먹는 공간만 있지 않다. 펜션과 프랑스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레스토랑을 갖추고 있고, 세미나실과 수영장, 족구장도 마련됐다. 또 사진이 전시된 사진갤러리도 있다. 이곳에 들러 그냥 밥 한 끼먹고 가는 것이 아닌 다양한 것들을 체험하게 하기 위해서다. 솔섬 주인장 정씨는 “아름다운 와온 해변이 풍경처럼 둘러졌고, 질 좋은 갯벌이 있는 이 공간을 테마학습
장으로 꾸미고 싶은 것이 꿈”이라고 밝혔다. 솔섬 | 순천시 해룡면 상내리 790-4번지 출처:[순천광양 교차로 최명희 기자 / cmh@sgsee.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