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여행.맛집멋집

[맛집탐방]순천 채식뷔페

순천 연향동 채식뷔페 ‘초록뜰’

계절이 바뀔 때마다 우리는 ‘보양식’을 찾는다. 몸에 좋은 것이라면 뭐든 챙겨 먹으려고 기를

쓴다. 한마디로 말해 현대인들은 ‘영양광’이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자. ‘영양광’이지만 한편으론

‘영양결핍자’가 아닌지.

현대인들은 단백질이나 지방 섭취는 과하지만 비타민, 무기질 섭취는 턱없이 부족하다.

채소는 고기를 먹기 위해 존재하고, 과일은 밥 먹고 난 뒤 입안을 개운하게 하기 위해 먹는 것

이라고 생각한다면, 당신, ‘영양결핍자’일 확률이 높다.

불균형한 영양 섭취는 건강, 나아가 생명과도 직결된다. 채식주의, 푸른 채소가 뛰노는 ‘건강

한’ 밥상이 인기를 끄는 이유다.

순천 연향동 채식 뷔페 ‘초록뜰’의 푸른 밥상 위에는 푸른 건강이 숨쉰다.

“삼가는 마음가짐으로 차리는 정갈한 채식”날것으로, 오븐에 굽고, 찌고 … ‘채소’

고유의 맛 살리는 채식 요리

“먹는 것의 중요함을, 채식에 대한 믿음을 확고히 갖게 된 계기가 있어요. 여수 요양병원에서

자원봉사를 한 적이 있는데, 그곳은 육류를 배제한 채식 위주의 식단으로 차려져요.

그렇게 채식을 했더니, 정말 제 몸이 건강해졌어요. 그 뒤로 채식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고,

먹는 것의 중요함을 깨닫게 됐죠.”

순천 연향동 채식 뷔페 ‘초록뜰’의 최희진(38) 대표는 순천에서 다소 생소한 채식요리를

선보인 것은 경험에서 우러나온 채식에 대한 믿음 때문이다.

■ 40~50여 가지 채소를 최대한 조리하지 않고

초록뜰은 호박, 오이, 양상추 등의 채소 이외에도 알파파, 오크리프, 래디시 등 일반적으로

보기 어려운 특수 채소까지 40~50여 가지의 채소로 음식을 낸다.

가급적이면 채소 본연의 맛을 지키기 위해 조리법도 최소화 한다. 날 것 그대로에 상큼한

드레싱을 곁들이거나 그도 아니면 오븐에 살짝 굽거나 찐다.

영양이 파괴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튀기거나 푹 끓이거나 맵고 짠 양념을 입히는 일은

되도록 피한다. 기름을 이용해 볶아야 할 일도 될 수 있는 한 물이나 다시마육수를 이용한다.


때문에 채소의 신선도가 중요하다.
“가급적 조리를 적게 하기 때문에 채소의 신선도가 눈에 그대로 보여요. 게다가 채소가 주된

요리인데, 그 주요리가 신선하지 못하면 말도 안되죠. 맛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고요.”

채소의 신선도를 위해 이 집은 보관이 필요치 않도록 날마다 장을 본다. 지금은 주방을 맡고

있는 최희균(34)씨는 11년 정도 채소를 유통하는 일을 했다. 그 노하우와 안목으로 채소를

고른다. 순천에서 구할 수 없는 것들은 광주나 서울 등지에서 들여온다.


이 집은 또란 채소의 신선도를 위해 종일 문을 열어두고 손님을 들이지 않는다. 점심은 오전

11시 30분에 시작해 오후 2시 30분까지, 저녁은 오후 5시 30분부터 8시까지, 하루에 딱 5시간

30분씩만 장사를 한다. ‘최상’의 질과 맛을 위한 노력이다.


채소 위주의 요리에 단백질이 부족하지 않을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 집의 거의 모든

요리는 견과류가 들어간다. 쨈이나 드레싱, 양념에도 견과류를 넣고, 콩과 두부 요리도

빼놓지 않는다.

■ ‘고기 맛’나는 밀고기
‘토끼가 뛰노는’ 밥상이라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이 집에는 고기가 있다. 정확히 말해 ‘고기

맛’이 나는 요리가 있다. 밀고기라고 하는데 이 집에서는 사서 쓰지 않고 직접 만들어 낸다.

씹는 맛이 ‘육고기’와 비슷하고 맛 역시 비슷한 것은 바로 직접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밀고기는 호두, 땅콩, 비트, 다시마 육수에 글루텐과 소금 등을 넣어 반죽해 만든다. 이것을

잘라 구워내면 영락없는 ‘고기’ 맛이 난다.


돼지고기, 쇠고기, 닭 등 다른 맛을 낼 수 있는데, 재료의 함량을 달리하면 각기 다른 맛이

난다. 밀고기는 갖은 채소에 싸먹으면 고기 같다.

이 집에서 또 빼놓지 말고 먹어봐야 할 것이 버섯 요리다. 특히 버섯전골은 갖가지 버섯이

다 들었다. 표고ㆍ팽이ㆍ새송이ㆍ양송이버섯에 다시마육수를 붓고 고추, 마늘 등을 넣어 끓여

낸 버섯전골은 뜨끈하게 속을 데우고, 편하게 한다. 물론 이 집은 화학조미료는 설탕마저도

거의 쓰지 않는다.

■ 채식 보편화 위해 노력할 터
“채식이라고 하면 다들 조금씩 거부감을 갖고 있어요. 맛이 없지 않을까, 배사 쉽게 꺼지지는

않을까 걱정부터 하죠. 전 채식도 맛있고 든든하다는 걸 알리고 싶어요. 큰 욕심내지 않고

우선 채식을 사람들이 익숙하다 여길 수 있도록 하려고요.”


초록뜰 최희진 대표는 ‘먹는 것과 성품은 연결된다’고 덧붙인다. 삼가는 마음으로 재료를

고르고 다듬고 조리하는 것도 그 까닭이다.


사실 우리는 몇 천년 동안 밥과 나물을 주로 먹고 살아왔다. 한국인의 소화기관은 여기 맞춰

몇 천년 동안 진화하고 적응해온 것. 헌데 현대인들의 식탁을 보자.

아침에는 찬 우유에 다디단 콘플레이크를, 그도 아니면 빵 한 조각과 우유 한잔 점심에는

바쁘다는 이유로 햄버거나 자장면을 먹고, 저녁에는 약속이다 회식이다 하며 삼겹살에 소주,

튀김 닭에 생맥주를 먹는다.

허니 뱃속이 편할 리가 없다. 거친 밥과 심심한 나물, 우리가 꼭 챙겨 먹어야 할 음식일 게다.

출처:[순천광양 교차로 최명희 기자 / cmh@sgse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