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밥은 건강식이다. 보리에 많은 비타민B는 피로회복, 기억력 유지, 항산화 작용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리에는 또 식이섬유가 풍부해 대장암 당뇨병 심장병 등을 예방하고, 콜레스테롤을 떨어
뜨려 성인병도 예방할 수 있다.
“엄마나 언니들이 음식 솜씨가 좋으세요. 상에 올라온 찬은 모두 엄마랑 언니들에게 배운 거예요. 집에서
먹던 것 그대로요.”
순천 조례동 보리밥 전문점 ‘송이향’ 양형자(46ㆍ순천 조례동) 주인장은 ‘엄니 손맛’으로 찬을 낸다.
그 손맛으로 지은 보리밥에 갖가지 나물 넣어 ‘쓱쓱’ 비벼먹으면 건강도, 여름 입맛도 되찾는다.
6월 초록 같은 ‘푸른’ 보리밥 순천 조례동 ‘송이향’ 보리밥 맛 보기 순천 조례동 한국폴리텍5대학 순천캠퍼스 부근의 ‘송이향’은 주인장 양형자씨가 6년째 정성으로 보리밥
정식을 내고 있다.
“제가 가게하기 전에는 장사도 안 해봤고 음식점들도 잘 안 다녀봤거든요. 그래서 따로 어디 가서 반찬하
는 법도 안 배웠고, 그저 집에서 하는 그대로 내는 거거든요.”
‘송이향’은 주인장 양형자씨는 모든 찬을 ‘늘 하던 대로’ 한다. 보리밥이 이 집의 대표 메뉴. 쌀과 보리를
함께 불려 밥을 짓는데도 보리가 입안에서 겉돌지 않고 쌀밥과 잘 어우러진다. 보리밥이 보들보들,
통통, 구수하다
보는 납작보리, 압맥을 쓴다. 압맥은 보리를 정백해 적당한 수분과 열을 가하여 납작하게 누른 것으로
껄끄럽지 않고 보드라워 요즘 사람 입맛에 더 맞다. 보리밥 하면 단출한 시골 고향집 밥상이 절로 떠오
르지만 전체적인 상차림은 푸짐하고 정갈하다. 가격도 6000원으로 싸다.
보리밥은 갖가지 반찬들과 함께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역시 비벼먹어야 제격이다. 식당이 2층에 자리해 시원한 산들바람이 솔솔 들어오고 밖이 시원스레 내다보여 도심 속이지만 고향 같은 분위기에서 먹을
수 있다.
이 집은 입맛을 돋우는 제철 채소와 나물이 즉석에서 비빔밥 재료로 조물조물 무쳐져 나온다. 기본 나물
은 참나물, 숙주나물, 콩나물, 고사리나물 4가지. 여기에 상추, 깻잎, 고추 등 푸짐한 쌈감도 곁들여낸다.
여기에 무생채, 상추와 참나물, 유채를 무쳐낸 겉절이까지 모두 넣어 비비면 푸짐한 것은 기본이고 나물
의 담백한 맛과 겉절이의 새콤달콤한 맛이 한데 어우러져 맛이 두 배가 된다.
아삭아삭 무생채는 씹는 맛이 그만. 반찬의 채소들은 시장에서 사다 쓰기도 하지만 주인장 양씨의 엄마
네 텃밭에서 가져다 쓰기도 한다.
나물 외에도 손이 많이 가는 장아찌 반찬도 눈에 띈다. 동글동글 예쁜 마늘장아찌와 매콤해서 더 입맛을
돋우는 고추 장아찌는 매콤새콤해 입안에 침이 절로 고인다. 보리밥을 비빌 때 갈치속젓을 조금 넣어
비벼도 맛이 새롭다.
손님이 들어오는 순간 조리에 들어가는 음식도 많다. 바삭하게 구워낸 전이 첫 번째. 전은 시금치를
갈아 넣어 초록빛을 띈다. 전에는 미나리, 참나물, 부추 등이 들어간다. 겨울에는 고구마, 늙은 호박이
전 재료로 쓰인다. 이 집의 전은 바삭하게 부쳐내는 것이 포인트.
오징어를 가늘게 썰어 양파 넣고 초고추장에 새콤하게 무쳐내는 오징어무침도 맛있다. 미리 무쳐두면
물이 생겨 맛이 덜해지기 때문에 이것 역시 바로 무쳐내야 한다.
오징어무침의 초고추장은 고추장과 설탕, 식초 세 가지만 들어가는데도 적절한 조화 때문인지 맛이
강하지 않고 깔끔하다.
생선구이와 게장무침도 미리 해두지 않고 그날그날 손질해 조리해 낸다.
어느 집이나 그렇지만 김치 맛을 보면 주인장의 솜씨를 대충 짐작할 수 있는데, 이 집의 김치는 특히나
맛이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저희 김치는 고춧가루 외에 까나리액젓, 매실농축액, 청각 이 세 가지만 들어가요. 저희 엄마가 이렇게
김치를 담그시고 저도 저희 집 김치를 그렇게만 담가요. 그걸 똑같이 하는 거예요.”
굴도, 찹쌀 풀도 별 다른 육수를 넣지 않아도 김치는 제대로 ‘시원한’ 맛을 낸다. ‘푸성귀’만 있다고 서운
해 할 것 없다. 돼지고기 수육이 푸짐하게 준비됐다.
돼지고기 수육은 천궁, 감초 등 4가지의 한약재와 양파, 맥주 등 총 10여 가지의 재료가 들어가 향긋
하다. 된장국도 마른 다시마와 마른 새우, 무 등을 넣어 육수를 내 끓여 깊은 맛이 난다.
이 집은 물에도 신경을 쓴다. 사먹는 정수기 물이 아닌 광양 옥룡이나 구례에서 약수를 직접 떠와 낸다.
특이하게 ‘송이향’은 오후 3시부터 5시는 손님을 받지 않는다. 점심 내내 주방이며 가게 안에서 발 동동
구르며 고생한 ‘식구’들이 쉬는 시간이기도 하고, 저녁 장사를 위한 준비 시간이기도 하다.
출처:[순천광양 교차로 최명희 기자 / cmh@sgsee.com ] 글쓴이:운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