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어 표면의 미끈미끈한 물질인 뮤코 단백질은 소화 흡수를 돕고 입맛을 되살린다. 또한 장어에 풍부한 비타민 A와 B2는 피부가 거칠어지는 것을 막고, 피로 해소를 돕는다.
“장어의 영양이야 두말 하면 잔소리죠. 힘 좋은 장어에 빠져 산 지 4년이 넘었습니다.” 또랑장어 대표 양준석(43ㆍ광양 중마동)씨. 장어를 비롯 민물고기 유통을 한 것이 12~13년, 본격적으로 장어구이 가게를 연 게 4~5년. 합쳐보면 20여년 가까이 장어와 함께 세월을 보낸 셈이다. “저만의 장어 맛을 내기 위해 전국 곳곳 안 돌아다닌 데가 없어요. 다른 가게와 차별되는 맛을 내야 손님이 저희 가게를 또 찾을 테니까요.” 이쯤 되니 ‘또랑장어표 장어구이’ 맛, 점점 더 궁금해진다.
“머리ㆍ꼬리ㆍ내장까지 장어 한 마리 다 맛봐야죠” ‘또랑장어’ 소금ㆍ양념 장어구이 민물장어, 붕장어, 갯장어, 먹장어. 장어의 종류다. 민물장어는 뱀장어라고도 한다. 생긴 모양이 ‘뱀’을
떠올리게 해 그렇게 부른다. 갯장어의 다른 이름은 하모, 먹장어는 곰장어, 붕장어는 아나고다. 통상적으로 뱀장어를 제외한 나머지는 민물이 아닌 바닷물에서 산다.
∥ 장어 맛의 기본은 ‘관리’ 또랑장어의 장어는 양식 장어다. 나주에서 양식장을 운영하는 사촌동생네서 가져다 쓴다. 때문에 처음 부터 끝까지 철저히 관리한다. 한때, 양식장어에 엄청난 양의 항생제 사용해 문제가 된 적이 있었다.
장어의 항생제 성분을 없애기 위해 양어장 출하 일주일 전부터 먹이를 먹이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가게로 옮겨 온 뒤 수족관에서도 일주일가량 먹이를 주지 않는다.
이렇게 보름이면 장어의 항생제 성분은 거의 빠진다. 때문에 손님상에 오르는 장어는 항생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장어 맛은 관리가 가장 기본이에요. 수족관 물 자주 갈아주고, 깨끗하게 해주는 것만으로도 싱싱한 장어 맛을 보장하죠.” 때문에 이 집은 수족관 청결을 위해하루에 한번은 물을 갈아준다. 수족관의 청결은 민물장어 특유의 냄새를 없애는 데도 도움을 준다. “흔히 민물고기에서 나는 물비린내 흙비린내 때문에 장어를 못 드시는 분들이 많아요. 저희도 장어의 냄새 를 없애느라 엄청 애를 먹었죠.” 민물장어 특유의 냄새를 없애는 비결은 ‘며느리도 모르는 일급비밀’.
∥장어 한 마리 통으로 다 드세요 보통 장어구이를 주문하면 몸통의 살과 장어뼈 튀김을 낸다. 하지만 이 집은 대가리와 내장까지 장어 한 마리를 온전히 다 맛볼 수 있다. 장어 대가리와 뼈는 장어구이를 먹기 전 따뜻한 육수로 맛볼 수 있고, 장어 살은 구이로, 내장 구워져 나온다. 손톱 반 정도 크기도 안 되는 장어 쓸개도 술에 타 먹을 수 있다. 한마디로 장어 한 마리를 통째로 다 먹는 셈이다. “손님들이 장어구이를 주문할 때는 살만 먹겠다는 뜻은 아니거든요. 장어 한 마리를 다 드셔야 제대로 드시는 거죠.” 장어 내장구이를 먹을 수 있다는 것은 주문 뒤 바로 장어를 잡아서 상에 낸다는 뜻이기도 하다. 미리 잡아둔 장어의 내장은 금방 상해 손님상에 낼 수 없기 때문. 주문한 뒤 바로 잡아 내는 것도 장어 맛의 비결 중 하나다. 참고로 장어는 1kg에 4~5마리 정도가 가장 맛이 좋은 크기다. 장어의 고소함을 내는 기름기도 적당하고 살도 부드럽다.
∥특제 소금과 양념 맛 장어구이는 소금구이와 양념구이 두 가지가 있다. 장어 소금구이는 다른 집들처럼 굵은 소금을 쓰지 않고 직접 만든 ‘특제 소금’을 쓴다. 녹차를 갈아놓은 듯 녹색을 띄는 이곳의 특제 소금은 주인장 양씨가 직접 개발한 것. 월계수잎, 버섯 등 8가지 재료에 직접 소금을 구운 것을 함께 갈아 만든 것. 때문에 장어 특유의 냄새나 비릿한 맛은 느낄 수 없다. 양념구이의 양념 역시 직접 개발했다. 과일과 장어 육수, 고추장 등을 넣어 만든 것. 달지 않고 담백다. “다 똑같은 양념이나 소금을 사서 만들면 다른 집들과 맛의 차이를 낼 수 없잖아요.
손님들이 또랑장어가 다른 곳과 다르다는 것을 느껴야 또 찾지요.” 장어구이와 함께 먹을 양파 절임도 느끼한 맛을 더는 데 효과적. 특제 소금과 양념, 양파 절임 등은 ‘양준석표 장어’ 맛을 내기 위한 노력의 결과다.
[사진설명 : 주인장 양준석씨가 노심초사 직접 구워낸다. 타지 않아 좋다.]∥ 노심초사 구워 내는 정성 또랑장어의 또 다른 특징은 손님이 직접 장어를 굽지 않아도 된다는 것. 때문에 상에 불과 관련된 것이 없다. 양념구이나 소금구이 모두 주방 뒤에 마련된 전기구이 석쇠에 굽는다. 주인장 양씨가 지켜 서서 뒤집고 양념을 바르고, 소금을 뿌려 ‘노심초사’ 직접 구워낸다.
“전에는 손님들이 직접 구워 드실 수 있도록 했는데, 그러다 보니 자꾸 장어가 타더라고요. 그러면 당연히 장어 맛이 떨어지고, 탄 부분을 떼놓고 보면 별로 먹을 것이 없게 돼요.” 번거롭고 신경 쓰이더라도 주인장이 직접 구워 내는 것은 손님을 위한 작은 배려. 장어가 금방 식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자연석을 깎아 만든 돌판 위에 나오는 장어구이는 30~40분이 지나도 따뜻한 기운이 사라지지 않는다.
하동이나 섬진강 등에서 나는 자연산 참게를 간장으로 조림한 참게간장조림 등도 독특한 메뉴. 참게 특유 의 향이 간장 양념과 어울려 맛깔스럽다. 갓 구운 김에 간장 양념을 넣어 먹으면 두둑하다. 또랑장어 4마리 4만7000원. 참게간장조림(5마리) 2만5000원.
[사진설명:자연산 참게를 간장에 조림한 참게간장조림.구운 김에 간장 국물을 찍어 먹으면 맛이 그만이다.]
∥ ‘또랑장어’ 브랜드 만들 터 또랑장어 양준석 대표의 꿈은 또랑장어 브랜드를 만드는 것.“또랑장어 하면 누구나 그 맛을 인정할 수 있도록 하나의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꿈입니다. 서울과 대전 등지에서 내년쯤 또랑장어를 내겠다는 분들 도있어 그 꿈이 그리 멀지는 않을 것 같아요.” [글ㆍ사진 : 순천광양 교차로최명희 기자 / cmh@sgsee.com] |